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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 - 캐릭터 중심 구조에 대하여

by 영화/드라마 공부하기 2025. 3. 27.

캐릭터 중심 구조란?

   영화 플롯을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인 캐릭터 중심 구조이야기의 중심축을 사건의 연속이나 주제의 전개가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적 변화, 관계, 그리고 성장에 두는 접근법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캐릭터의 동기, 갈등, 그리고 그들이 겪는 감정적 여정이 플롯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단순히 "무엇이 일어나는가"보다 "누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은 캐릭터의 시각을 통해 이야기를 경험합니다. 이는 특히 인간의 심리나 관계를 깊이 탐구하고자 할 때 효과적이며, 감정적 공감을 극대화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캐릭터 중심 구조의 특징

   캐릭터 중심 구조의 특징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캐릭터의 내면적 갈등이 외부 사건의 전개보다 우선합니다. 외부의 큰 사건이 있더라도, 그것은 캐릭터의 감정이나 선택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둘째, 플롯의 전개가 캐릭터의 결정과 행동에 의해 주도됩니다. 즉, 사건은 캐릭터의 성격이나 욕망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됩니다. 셋째, 캐릭터의 성장이나 변화가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와 결말을 결정짓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3막 구조와는 달리, 외부 목표의 달성보다 내면적 깨달음이나 관계의 변화를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구조는 보통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의 서브플롯을 통해 다층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영화에서의 예시

   이제 실제 영화에서 캐릭터 중심 구조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예시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1. "위플래쉬" (Whiplash, 2014)

이 영화는 젊은 드러머 앤드루(마일스 텔러)와 그의 스승 플레처(J.K. 시몬스)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메인 플롯은 앤스루가 완벽한 연주를 목표로 노력하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진짜 이야기는 그의 강박, 자아도취, 그리고 플레처와의 갈등을 통해 드러나는 내면적 변화에 있습니다. 외부 사건인 드럼 연습이나 공연은 앤드루의 집념과 불안, 그리고 점차 무너지는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무대일 뿐이죠.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앤드루가 플레처를 이기려는 듯한 연주를 펼치지만, 그 승리는 단순한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를 초월하려는 내면적 투쟁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플롯은 앤드루라는 캐릭터의 성격과 욕망에 의해 완전히 주도되며, 관객은 그의 고통과 승리를 함께 느끼게 됩니다.

2.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이 영화는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기억을 지우려는 시도를 다룹니다. 겉으로는 기억 제거라는 SF적 설정이 플롯을 이끄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엘의 감정적 여정과 클레멘타인과의 관계 변화가 핵심입니다. 조엘은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사랑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후회와 깨달음을 겪게 됩니다. 외부 사건(기억 제거 기술)은 그의 내면적 갈등—사랑을 잃고 싶지 않은 욕망과 고통을 피하려는 충동—을 드러내는 도구일 뿐입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장면은 외부적 해결이 아니라,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내면적 선택으로 완성됩니다. 이처럼 캐릭터 중심 구조는 감정의 흐름과 관계의 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3. "기생충" (Parasite, 2019)

봉준호 감독의 이 작품은 계층 갈등이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김 씨 가족과 박 씨 가족 각 캐릭터의 욕망과 행동이 플롯을 이끄는 중심입니다. 김기택(송강호)의 자존심, 기우(최우식)의 야망, 박동익(이선균)의 무심함 같은 개별 캐릭터의 특성이 사건을 촉발하고 전개시킵니다. 예를 들어, 기택이 박동익을 찌르는 클라이맥스는 단순한 계급투쟁의 결과가 아니라, 그동안 쌓인 모멸감과 분노라는 내면적 갈등의 폭발입니다. 서브플롯인 가정부 문광(이정은)의 비밀도 그녀의 캐릭터에서 비롯된 선택으로 메인 플롯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들의 상호작용과 그들의 성격이 사건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주제적 깊이를 더합니다.

 

   캐릭터 중심 구조는 이렇게 캐릭터의 내면과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짜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감정적 몰입과 공감을 선사합니다. "위플래쉬"의 강렬한 긴장감, "이터널 선샤인"의 애잔한 여운, "기생충"의 복합적인 인간 군상은 모두 캐릭터가 플롯을 주도할 때 나오는 힘입니다. 이런 구조는 외부 사건에 비해 캐릭터의 심리적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영화에서 빛을 발하며, 관객에게 단순한 스토리 이상의 경험을 남깁니다.